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사랑의 톱니바퀴

라포엠(bluenamok) 2013. 1. 23. 08:52


사랑의 톱니바퀴
                                             임현숙

얘야,
사랑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지?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내 절반을 비워내고 그이를 끌어안는 거야
나를 내세우기보다 그에게 맞춰가는 거지
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서로 맞물려 째깍 째깍 굴러가듯
오목 볼록을 포용하는 거란다
서로 불룩한 욕심을 채우려 만 한다면
더는 굴러가지 못하고 말지
그이가 볼록하면, 
난 오목하는 거야
언젠가 눈먼 사랑을 만나거든
그땐 이 말을 꼭 기억하렴
"그이가 볼록하면 난 오목하는 거야."
-림(20130123)

'나목의 글밭 > 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사 가던 날  (0) 2013.02.08
멜빵 치마  (0) 2013.01.30
참말로 수상하다  (0) 2013.01.21
어서 구름이 걷히면 좋겠어요  (0) 2013.01.17
내 사랑의 유효기간  (0) 2013.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