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 줄 알았어 임 현 숙 햇살이 고와 산책을 나섰네 창에서 내다본 풍경은 봄이었어 찬 바람에 머릿속이 얼얼해도 볼을 쓰다듬는 건 명주바람이었지 청둥오리떼 볕 바라기 하는 호수에 바람이 날고 있었어 사뿐사뿐 다가오는 버선 콧날 같은 은물결은 아, 그리움이었네 붉은 단풍 뚝뚝 진자리 봄이 꿈틀거리고 나목들의 간지러운 몸짓이 내 마음을 들뜨게 하나 봐 아직 산등성이 하얀 겨울인데 봄이 보이고 숨소리가 들리네 손 시리고 코끝 찡한 산책길 난 봄인 줄 알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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