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바다 한 접시(여)

러브 호텔

라포엠(bluenamok) 2014. 1. 3. 14:23

 

 

 

 

 

 

 

 

 

 

 

 

러브 호텔 / 문정희

 

 

 

내 몸 안에 러브호텔이 있다

 

나는 그 호텔에 자주 드나든다

 

상대를 묻지 말기 바란다

 

수시로 바뀔 수도 있으니까

 

내 몸 안에 교회가 있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 씩 교회에 들어가 기도한다

 

가끔 울 때도 있다

 

내 몸 안에 시인이 있다

 

늘 시를 쓴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건

 

아주 드물다

 

오늘, 강연에서 한 유명 교수가 말했다

 

최근 이 나라에 가장 많은 것 세가지가

 

러브호텔과 교회와 시인이라고

 

나는 온 몸이 후들거렸다

 

러브호텔과 교회와 시인이 가장 많은 곳은

 

바로 내 몸 안이었으니까

 

러브 호텔에는 진정한 사랑이 있을까

 

교회와 시인 속에 진정한 꿈과 노래가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내 몸 안에 러브호텔이 있는 것은

 

교회가 많고, 시인이 많은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오지 않는 사랑을 갈구하며

 

나는 오늘도 러브호텔로 들어간다

 

 

 

 

 

 

 

 

 


Romance / Yuhki Kur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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