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베이거스
임 현 숙
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라스 베이거스는
금별무리 반짝이는 은하수
그 물결에 부유하러 온 나는 무료한 집고양이
저마다 빛나는 호텔에 들어서면
도박장이 눈을 맞추고
홀린 사람들 곁 지나며
대박 한번 당겨보고 싶어 꼬리가 근질거린다
따가운 햇볕이 호령하는 거리를
개미 떼처럼 밀려가는 사람들
소박한 눈이 호강하는 명품전
내 이름표 달고 싶은 빌딩이 춤추는 거리에
차마 슬픔은 얼굴을 내밀지 못한다
키만 큰 팜 트리가
제 손바닥만 한 그늘을 내어주는 거리를
숨차게 기웃거리다
꼬리 축 처져 호텔 방에 들어서면
묵직한 고요가 안아주는
쓸쓸하지 않은 곳
늙은 집고양이
집 밖에서 지낸 며칠
달러로 작은 행복을 살 수 있었다.
-림(20190528)
https://www.youtube.com/watch?v=db6fG3WnuGs&t=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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