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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라스 베이거스

라포엠(bluenamok) 2024. 6. 5. 22:52

라스 베이거스  

 

임 현 숙  

 

 

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라스 베이거스는  

금별무리 반짝이는 은하수  

그 물결에 부유하러 온 나는 무료한 집고양이 

 

저마다 빛나는 호텔에 들어서면  

도박장이 눈을 맞추고  

홀린 사람들 곁 지나며  

대박 한번 당겨보고 싶어 꼬리가 근질거린다

 

따가운 햇볕이 호령하는 거리를 

개미 떼처럼 밀려가는 사람들 

소박한 눈이 호강하는 명품전 

내 이름표 달고 싶은 빌딩이 춤추는 거리에 

차마 슬픔은 얼굴을 내밀지 못한다 

 

키만 큰 팜 트리가  

제 손바닥만 한 그늘을 내어주는 거리를  

숨차게 기웃거리다  

꼬리 축 처져 호텔 방에 들어서면  

묵직한 고요가 안아주는 

쓸쓸하지 않은 곳  

 

늙은 집고양이  

집 밖에서 지낸 며칠  

달러로 작은 행복을 살 수 있었다.  

 

-림(20190528)

 

 

https://www.youtube.com/watch?v=db6fG3WnuGs&t=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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