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산山
임 현 숙
옆집에 노부부가 살았다. 아침마다 부인은 화단에 물을 주고 이따금 세차도 했다. 남편은 부인과 외출할 때 잠깐 보일 뿐 조용한 사람 같았다. 어느 새벽, 삐오삐오~ 구급차가 오고 누군가 실려 나갔다가 아침결에 돌아온 후 밤이 되어 다시 911이 오고 부인의 울음이 애잔하게 새어나왔다. 며칠 후 검은 영구차가 집 앞에서 부인과 가족을 태우고 있었고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다. 내 방 창가에 앉으면 지척에 산이 보인다. 그 산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날마다 다가오는 산이 있으니 세월 앞에서 천천히 오다가도 때론 달려오는 산, '북망산北邙山 '. 한 차례 아플 때마다 한 걸음 가까이 온 듯하다. 누구라도 만날 수밖에 없는 종착역, 창밖 저기 저 산처럼 그만한 거리에서 지켜보다가 미련이, 미련이 티끌 같아지면 바람처럼 안길 테니 그날엔 삐오삐오 소리 단 한 번만 새벽을 깨우기를….
-림(2017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