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누가 먼저 아침을 깨울까

라포엠(bluenamok) 2011. 11. 30. 12:40

 

 

 

 

 

 

누가 먼저 아침을 깨울까

                          /안개비 임현숙 

 

 

 

하늘 끝이 발갛게 물들어 오면

먼저 아침을 깨우는 새들

텃새들은 체조하느라 하늘을 돌고

신호등 위에 까마귀는

바람이 흔들고 지나가도 식사 삼매경이다

 

육지 갈매기가 끼룩끼룩 자명종을 울려야

신호등 앞이 차들로 북적거리며

세상이 모두 잠에서 깨어난다

 

새들은 나무와 벗하여 벌레를 잡고

척박한 땅에 거름도 주며 서성이다가 

햇빛 시계가 그리는 저녁노을 그림자에

하늘이 까맣게 둥지로 날아간다

 

아직 사무실에선

사각사각 펜 굴리는 소리 들리고

껌벅이는 신호등은 한가한데

하루의 문단속은 사람 몫이라는 듯

새들이 먼저 퇴근을 한다.

 

 

 

 

                  Nov.30,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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