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
안개비 임현숙
봄이 왔다고 바람이 깨웠어요
부스스 눈을 뜨니
이슬이 눈곱을 씻어 주네요
부끄러워 숨고 싶은데
햇살이 짱짱해서
갈색 귀 아래 움츠렸어요
귓가에 물소리 들려와요
개골창이 수다스럽네요
봄은
눈만 뜨는 게 아니라
귀도 열리나 봐요.
Mar.17,2012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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