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우는 돌이 있다
문정희
내 안에 우는 돌이 있다
절벽에서 절벽으로 뛰어다니는
소나기가 있다
휴대전화를 꺼내어 찍고 싶은데
눈 뜨면 안 보이는
울부짖음이다
점토의 빛깔로 다가오는 저녁
내 안에 우는 돌에다 물을 준다
돌의 키는 자라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허공에서 허공으로 뛰어다니는
새가 될 수 있을까
내 안에 우는 돌이 있다
휴대전화를 꺼내어 찍고 싶은데
싱싱한 비명은 찍을 수 없다
— 시집 『그 끝은 몰라도 돼』 2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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