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라포엠(bluenamok) 2016. 12. 17. 01:23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시인의 향기 > 영혼의 비타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늙어서 만나자는 말- 이화은  (0) 2017.01.27
어머니와 설날 / 김종해  (0) 2017.01.26
사랑은 - 조병화  (0) 2016.12.08
나는 아직도 / 박재삼  (0) 2016.11.12
10월 /오세영  (0) 201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