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10월 /오세영

라포엠(bluenamok) 2016. 10. 27. 05:37



      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시인의 향기 > 영혼의 비타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 조병화  (0) 2016.12.08
      나는 아직도 / 박재삼  (0) 2016.11.12
      건널목 / 이영옥  (0) 2016.10.26
      손의 흔적 - 마종기  (0) 2016.10.24
      가을 - 유안진  (0) 201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