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낮은 곳에 먼저 온 봄
임 현 숙
마트에 다녀오다 풀 향기에 이끌려 공원으로 들어선다. 봄은 낮은 곳에서부터 잠을 깨우는지 제일 먼저 여린 풀잎이 눈을 뜨더니 점점 푸름이 위로 오르기 시작한다. 작은 나무에 이파리가 싱그럽고 이름 모를 꽃들이 새살거린다. 저 키 큰 나무에 푸른 잎이 돋아나면 봄은 어느새 높새바람 타고 하늘 저만큼 달아나겠지. 따스한 봄 손길이 낮은 곳에 먼저 스며들듯 하늘도 가장 낮은 자에게 큰 은혜를 주시지 않을는지.
-림(2013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