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자란 포구를 떠나
거친 항해를 시작했었다
탯줄로 이어진 보따리 세 개
등나무처럼 휘감고
이상향 찾아 헤매는 동안
목선은 낡아 삐걱거리고
굶주린 파도가 야금거려도
해적처럼 으르렁거리며
금쪽같은 보따리 지켜냈다
능 놀던 바다에 태풍 불어와
허세와 체면을 쓸어갔으나
희망 끈 한 가닥 동여맨 노櫓
눈물겹게 저어서
천당 아래라는 이상향에
올망졸망 탯줄 끊어놓고
이 땅에 주인 되라 두 손 모으며
그만 나그넷길에서 돌아서련다
순풍아, 서둘러 와라
빛바랜 목선
푸른 깃발 나부끼며
고향 포구로 저어가리라.
2014.11.24 림
이상향 찾아 노 젓던 바다
굶주린 파도가 야금거려도
금쪽같은 보따리 부둥켜 안고
해적처럼 으르렁거리며 건너왔지
삐걱거리는 목선
그만 쉴 때가 되었네
칭칭 에둘렀던 보따리
이 땅의 주인 되라 풀어놓고
나그넷길에서 돌아서려네
순풍아, 서둘러 와라
빛바랜 목선
푸른 깃발 나부끼며
고향 포구로 저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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