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나 이제 돌아가려네

라포엠(bluenamok) 2014. 11. 25. 02:20

태어나 자란 포구를 떠나

거친 항해를 시작했었다

 

탯줄로 이어진 보따리 세 개

등나무처럼 휘감고

이상향 찾아 헤매는 동안

목선은 낡아 삐걱거리고

굶주린 파도가 야금거려도

해적처럼 으르렁거리며

금쪽같은 보따리 지켜냈다

 

능 놀던 바다에 태풍 불어와

허세와 체면을 쓸어갔으나

희망 끈 한 가닥 동여맨 노櫓

눈물겹게 저어서

천당 아래라는 이상향에

올망졸망 탯줄 끊어놓고

이 땅에 주인 되라 두 손 모으며

그만 나그넷길에서 돌아서련다 

 

순풍아, 서둘러 와라

빛바랜 목선 

푸른 깃발 나부끼며

고향 포구로 저어가리라.

 

 

2014.11.24 림

 

 

 

 

 

이상향 찾아 노 젓던 바다

굶주린 파도가 야금거려도

금쪽같은 보따리 부둥켜 안고

해적처럼 으르렁거리며 건너왔지 

 

삐걱거리는 목선

그만 쉴 때가 되었네

 

칭칭 에둘렀던 보따리

이 땅의 주인 되라 풀어놓고

나그넷길에서 돌아서려네

 

순풍아, 서둘러 와라

빛바랜 목선 

푸른 깃발 나부끼며

고향 포구로 저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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