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꽃무릇/박언숙

라포엠(bluenamok) 2013. 1. 13. 12:18

 

 

 

 

 

꽃무릇

 

       박언숙

 

 

 

그대 숨소리가 지척에서 들렸어요

 

내 발길은 그 얼마나 바빴는지

아직 길은 하염없이 남았다 그랬나요

분명 길은 그대에게 가는 길인데

나 꽃 핀 자리가 약속한 그 자리 맞는지요

혼자 걷는 길이 외롭고 아득하니

속히 뒤따라 나서라는 당부도 들렸어요

어디쯤에서 소리쳐 불러도 봤네요

그대 숨소리는 지척에서 들리고 있는데요

평생 못 지킬 우리 약속

파도가 바위 무릎배고 눈 감을 날 염원하듯

그대 푸른 잎에 기대어 꽃 한 번 피워 봤으면

나 그대에게 가는 길 아직도 못 찾아

붉은 울음 무더기무더기 세워둡니다

 

젖은 눈물자리에서 오도가도 못 합니다.

 

 

 

 

*박언숙

 

경남 합천 생.

2005년 애지 등단. 대구문협회원

(구)등단문 특별회원. 문예감성 특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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