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그리운 어머니

라포엠(bluenamok) 2017. 5. 9. 23:00


        그리운 어머니 임 현 숙 오월이면 목메게 그리운 어머니 분홍 카네이션보다 더 고운 사랑을 드리고 싶어 허공 저 너머를 둘러봅니다 아득한 소녀 시절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를 낭송하다 울음 터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납니다 암 수술을 하신 어머니는 학교에도 한 번 오시지 못하셨지요 비 오던 날 방과 후 교문 앞에 마중 오신 친구 어머니를 보며 비에 철철 젖어 달려갈 때 아주 작은 부러움이 빗물에 녹아 내려 사춘기에 그늘을 드리웠어요 결혼 후 친정 나들이 때마다 고이 접은 쌈짓돈을 쥐여주시던 그 마음 이제야 알 듯하여 가슴 미어지는데 어이하여 꿈에도 오시지 않는지요 갈수록 어머니를 닮아가는 이 딸은 보고 싶을 때마다 거울 저편에서 어머니를 뵈옵니다 어버이날에는 분홍 카네이션 안고 나를 바라보며 웃고 계시겠지요 그리운 어머니 풀잎을 스치는 바람으로 다녀가신다면 흔들리는 풀잎 곁에 가만히 누워보렵니다 엉클어진 머릿결을 빗기시던 그 손길로 고단한 삶의 여정旅情을 어루만져 주십시오. 2017.05.08.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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