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임 현 숙
느른하고 헐렁한 오늘
갓 잡은 고등어처럼
펄펄 뛰는 남대문 시장에 가고 싶다
골라 골라
손뼉을 치며 온종일 골라보라는 사람
오만 잡동사니를
단돈 몇 푼에 한 보따리 준다는 사람
천 원 한 장으로
허기를 지울 수 있던 빈대떡집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커피나 밥을 나르는 사람
떼돈은 아니라도
소박한 바람으로
싱싱한 새벽을 여는 곳
그곳에 가면 구수한 사람 냄새에
쭈그러진 마음 팽팽해지지
팔딱팔딱 뛰는
고등어 같은 그곳.
-림(201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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