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구절초 꽃-김용택

라포엠(bluenamok) 2014. 10. 8. 02:50

 
 
 

구절초 꽃/ 김용택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로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 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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