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맛
임 현 숙
여름 밭에서 살 오른 무는
갈무리해서 동치미 되고
푸른 잎은 허리 묶여
처마 밑에서 누렇게 바람맞았지
함박눈 소복이 내려
읍내로 가는 차편 끊기면
등 굽은 시누이
버석거리는 시래기를
가마솥에 푹푹 삶아 국을 끓였어
구수한 냄새 담을 넘으면
눈치 없는 옆집 영식 아저씨
헛기침하며 마실 온댔어
쌀쌀한 날
고향의 맛 그리워
무청 시래기를 삶는데
우리 옆집엔 마실 올 사람이 없네.
Nov.15,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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