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겨울 나목으로 살아도 좋겠습니다.

라포엠(bluenamok) 2010. 8. 19. 08:04

 

 

 

      겨울 나목으로 살아도 좋겠습니다.
          ...Lim
            드러내놓고 싶지 않았던
            마지막 자존심까지
            보여버렸을 때
            심장에 가시 하나가
            또 박혀 버렸습니다.
            살기 위해서라고,
            살아야 하니까 라고
            변명해도 될까요?
            이미 심장에 박힌 가시로
            숨을 쉴 수가 없고
            저리 아름다운 날에도
            밖에 나설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차라리
            어두움이 빨리 내려
            이 모습을 감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달도,
            별도 자취를 감춘
            칠흙 같은 어두움 속으로
            조용히 숨어들어
            숨죽여 흐느끼던 아픔을
            소리 내어 울부짖고 싶습니다. 희망이 눈 앞에 다가오는데
            지금 이 순간을 버텨내기가
            너무도 버겁습니다.
            눈을 감았다 뜨면
            '희망이'와 포옹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잠들고 싶습니다.
            누군가 그랬지요.
            "사람도 나무처럼 잠을 잘 수 있다면..." 이라고,
            이 순간은 겨울 나목이고 싶습니다.
            혹한의 바람과 눈보라를
            의연하게 서서 디 이겨내고
            햇볕 따스한 봄날에
            새파랗게 새 순을 키워내는 나무,
            그 추운 날들을
            나무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요?
            몸은 비록 헐 벗었지만
            생명의 근원인 뿌리만큼은
            그 생명을 지키기위해
            아픔을 이겨내고 있었을까요?
            마침내 꽁꽁 언 땅이 사르르 녹아 내리고
            잠자고 있던 가지마다
            새싹이 돋고 ,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면
            사람들은 다시 그 나무를 기억할 것입니다.
            아름다운 나무라고...
            겨울 나목처럼
            내게도 희망의 봄이 오면
            내 이름 석자를
            다시 아름다운
            사랑의 이름으로 불러 줄까요....... 지금,
            겨울 나목으로 살아도 좋겠습니다.
            Aug.18,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