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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거품을 거두고 나면

라포엠(bluenamok) 2018. 7. 1. 14:03


거품을 거두고 나면 

 

임 현 숙

 

 

팔팔 끓는 물에

소고기를 넣으면

거품이 이글거리기 시작한다

말끔히 걷어내고

무를 넣어 진하게 우려내면

맛깔스러운 국이 된다

 

고난이라는 열탕에 빠져

발버둥치며 하늘을 탓했는데

내 안에서 녹아 나온 거품이 부글거릴수록

맑아지는 시선과 생각 

물욕이 얼마나 어리석은 거품인지 

깨우치라고

험한 산을 넘게도

불바다에 빠지게도 하셨구나

 

거품을 바닥까지 토해내고 나니

소태맛처럼 쓴 삶의 맛이

달고나 맛이다.

 

-림(201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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