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꼬들꼬들해지기

라포엠(bluenamok) 2018. 6. 23. 13:14


        꼬들꼬들해지기 임 현 숙 산다는 건 세상과의 혈투이지 상처가 너무 아플 땐 어두운 골방에 숨어 피고름 흐를 때까지 눈물만 흘렸어 세상과 나 사이에 벽 하나 더 만들고 딱지가 앉아서야 골방을 나섰었네 벽이 늘어갈수록 상처는 아물지 않아 짓무른 악취에 기절하고서야 숨어 울면 세상에 진다는 걸 알았어 그날부터 단단해진 벽을 부수었지 골방에 햇살 들고 명랑한 바람 불어오니 딱지가 꼬들꼬들해지잖아 새살 돋는 간지러움 바로 사는 맛이지. -림(201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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