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가을과 겨울의 사이 저쯤

라포엠(bluenamok) 2017. 11. 18. 03:51

      가을과 겨울의 사이 저쯤 임 현 숙 가을이 그리는 수채화를 보노라면 고즈넉한 풍경 한 점이 애틋합니다 가을이 무르익은 어스름 녘 가로등 그윽이 눈을 뜨고 소슬한 바람 한 자락 갈잎 지는 곳 나처럼 외로운 벤치 하나 쓸쓸함이 황홀한 그 자리에 앉으면 풍경 저편에 사는 추억이 천리마처럼 달려옵니다 풀빛 유년과 가난이 조롱하던 학창시절 바람에 흔들리고 싶던 청춘 능금빛 사랑과 가을 잎새까지 처연한 슬픔마저도 풀잎처럼 꽃처럼 향기롭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날들과 재회하는 가을과 겨울의 사이 저쯤 가고 또 가고 싶은 세월의 간이역입니다. -림(20171118)

 



'나목의 글밭 > 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누스 십이월  (0) 2017.12.08
봄을 그리며  (0) 2017.12.02
딸이 엄마가 되는 순간  (0) 2017.09.08
하늘을 고이고 살라 하지만  (0) 2017.05.26
그리운 어머니  (0) 2017.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