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짓기는 가마솥에 밥 짓기 안개비 임현숙 전기밥솥에 밥을 짓는 것처럼 시를 짓는다면 하루 세 번 맛있는 시를 지어낼 텐데 아궁이에 장작을 지펴 가마솥에 밥을 짓다 보니 설익거나 질척한 밥이 되는구나 시상이 안 떠오르는 날엔 이 집 저 집 기웃거려 보고도 싶지만 혹여 도용할까 싶어 마실도 안 간다 시구 하나 건지려 용을 쓰느라 뒷산에 아침 안개가 자욱한 것을 산이 아침밥을 짓느라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난다고 억지를 써본다 고슬고슬 입맛 당기는 시 한 편 쓰고 싶어 오늘도 장작을 패느라 엊저녁 가마솥을 설거지 하는 걸 잊어버렸네. 2012.06.20 림
'나목의 글밭 > 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치 소리 아침을 깨우고 (0) | 2012.06.22 |
---|---|
그대랑 둘이서 (0) | 2012.06.22 |
환상의 보라 별 (0) | 2012.06.20 |
풀꽃 반지의 추억에 (0) | 2012.06.20 |
그대 눈빛이 그립다 (0) | 2012.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