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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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추어 쉼표를 찍는다 /고도원의 아침 편지

잠시 멈추어 쉼표를 찍는다 달려가는 눈은 놓치는 게 많다 파아란 하늘에 구름의 굼시렁 흐름도 놓치고 갓 깨어난 아기새의 후드득 솜털 터는 몸짓도 보지 못한다 사랑하는 이의 눈가에 맺힌 이슬 받아줄 겨를 없이 아파하는 벗의 마음도 거들어주지 못하고 달려가는 제 발걸음이 어디에 닿는지도 모..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고도원의 아침 편지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바퀴통에 연결돼 있어도 비어 있어야 수레가 된다. 찰흙을 빚어 그릇을 만들어도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 창과 문을 내어 방을 만들어도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 그런 고로 사물의 존재는 비어있음으로 쓸모가 있는 것이다. - 서현의《건축, 음악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