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그곳에 가면 임 현 숙 느른하고 헐렁한 오늘 갓 잡은 고등어처럼 펄펄 뛰는 남대문 시장에 가고 싶다 골라 골라 손뼉을 치며 온종일 골라보라는 사람 오만 잡동사니를 단돈 몇 푼에 한 보따리 준다는 사람 천 원 한 장으로 허기를 지울 수 있던 빈대떡집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커피..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3.06
살다가 문득 / 김경훈 살다가 문득 / 김경훈 살다가 보면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비켜간 사람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신문처럼 그 마음을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인연 살다가 보면 문득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산다는 것이 그런거야 혼자만의 넋두..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20.02.28
봄비에 젖으면 봄비에 젖으면 임 현 숙 자박자박 봄비 내리는 길 지난겨울 그림자 해맑게 지우는 빗방울 소리 흥겨워 발걸음도 춤을 추네 반 토막 난 지렁이 재생의 욕망이 몸부림치고 시냇가 버드나무 올올이 연둣빛 리본 달고 나 살아났노라 환호성 하네 늙수그레하던 세상 생명수에 젖어 젖어 기지..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23
나는 아직도/박재삼 나는 아직도 / 박재삼 나는 아직도 꽃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찬란한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만 저 새처럼은 구슬을 굴릴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놀빛 물드는 마음으로 빛나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만 저 단풍잎처럼은 아리아리 고울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빈 손을 드는 마음으로 ..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20.02.15
2/8일 자 밴조선 기고-그 시간마저도 그립습니다 https://issuu.com/vanchosun.com/docs/b-vkp-b_31891bc23369af/12 나목의 글밭/지면·너른 세상으로 2020.02.09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임 현 숙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귀를 쫑긋 가까이 다가가도 말발굽처럼 뛰는 심장 소리 들리지 않습니다 아주 가끔은 당신 숨소리처럼 천둥 번개를 데려오는 거친 빗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림(20120425)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06
열애 열애 임 현 숙 몽롱한 아침 빈속에 카페인을 쏟아 부으면 모락모락 뇌관을 깨우는 갈색 향기 목젖을 애무하고 모세혈관이 꿈틀거리는 이 짜릿함 커피와 하나가 되는 이 순간 난 '러브스토리'의 '알리 맥그로' 아라비아산, 브라질산, 아니 맥심이라도 커피, 너는 '라이언 오닐' 사랑한다는 ..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04
가슴으로 울었다 가슴으로 울었다 임 현 숙 부앙 울리는 저음의 색소폰 소리 칠순의 오빠가 불어대는 곡조에 황혼이 깃들고 회한이 어려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힘겨운 날숨은 여생의 보람이요 꺼지지 않은 불꽃의 존재감인 것을 아우들이 알아주길 바랐을까 삐걱대는 음에 키득거리던 못난 아우들을 멋쩍..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