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그리움
임현숙
봄이 찰랑대는 바닷가에서
노을 잠드는 하늘 향해
보고 싶다고
드높이 외치고 싶었어요
철벅거리는 파도가 토해놓은 거품처럼
꾸역꾸역 목울대를 넘어오는 그리움
당신은 아시는지요
바닷길이 열리는 꿈을 꾸기도
자유로이 나는 갈매기가 되기도
종이배를 띄우기도 했었지만
뱃고동 소리 꿈을 깨우면
짜디짠 한숨만 안으로 삭였답니다
그리워하지 않은 날 며칠이나 될까요
흥청망청 허세 부리던 날엔
그리울 틈 없이 오가던 하늘이
마치 호박 마차*가 된 것 같아요
산허리가 진달래 꽃띠 두르면
당신을 만나리라고 손꼽으며 기다려도
그 산은 아직도
겨울잠을 자는가 봐요
봄바람이 젖은 가슴에 일렁이건만
저 수평선 너머 산에는
올해도 진달래꽃은 피지 못하고
그리움은 웃자라
자꾸 바다로 가자 합니다
노을이 잠드는 곳에서
당신도 날 그리워한다기에...
2013.03.13 림
*호박 마차-'안데르센 동화(신데렐라)'에서
자정이 넘으면 호박으로 변하는 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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