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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11월에 내리는 눈

라포엠(bluenamok) 2011. 11. 19. 03:58

 

 

 

 

 

11월에 내리는 눈

                    /안개비 임현숙

 

 

 

하얀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밤

무성 영화처럼 침묵이 흐르는

유리벽 뒤의 세상은

자동차의 빨간 꼬리등만이 살아 움직이고

적막의 소리가 윙윙거리는 방안에서

눈(雪)과 눈(眼)을 맞추는 고독한 시간

매일 걸려 오는 그의 안부 전화가

오늘따라 코가 찡하게 반가운 것은

첫눈을 홀로 바라보는 탓이다

 

어느새 나목 위에

하얗게 버짐처럼 눈꽃이 피고

가을바람보다 따뜻하고 포근하게

가을비보다 아름다운 풍경의 설렘으로

겨울이 조용히 내리고 있다

 

11월에 내리는 눈,

수수한 겨울향기가 온몸을 휘감아

혼불이 춤을 춘다.

 

 

                 Nov.19,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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