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임현숙
첫 아이는 허리 틀어 낳아
미역국도 엎드려 눈물에 말아 먹었지
둘째는 한밤중에
허겁지겁 달려가 기함했다가 깨어보니
달덩이가 곁에 있었네
그 후 몇 해 지나 막내를 가져
사흘 옆구리 앓이 끝에
배로 나온 아들이 삼대독자라네
손 귀한 집안에 태어났으니
딸이라도 오냐 오냐 키웠건만
시시콜콜 서운했던 기억만 집어내어
야윈 가슴을 찌르네
돌아서면 하하 호호 하면서도
못 내 서러워
눈물 찔끔 거리며 올려다본 하늘엔
뉘엿뉘엿 황혼이 지고 있었네.
2013.06.28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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