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황혼

라포엠(bluenamok) 2013. 6. 28. 23:46
         
        황혼 
                         임현숙
        첫 아이는 허리 틀어 낳아
        미역국도 엎드려 눈물에 말아 먹었지
        둘째는 한밤중에 
        허겁지겁 달려가 기함했다가 깨어보니
        달덩이가 곁에 있었네
        그 후 몇 해 지나 막내를 가져
        사흘 옆구리 앓이 끝에
        배로 나온 아들이 삼대독자라네
        손 귀한 집안에 태어났으니
        딸이라도 오냐 오냐 키웠건만
        시시콜콜 서운했던 기억만 집어내어
        야윈 가슴을 찌르네
        돌아서면 하하 호호 하면서도
        못 내 서러워
        눈물 찔끔 거리며 올려다본 하늘엔
        뉘엿뉘엿 황혼이 지고 있었네.
        2013.06.28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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