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칠월 간이역에서 임 현 숙 초록별 사람 모두 2014 완행열차에 삶을 실었다 밥풀처럼 그저 그런 그녀도 새 태양이 떠오르는 날을 향해 가시 돋은 삶과 동반 여행 중이다 그녀는 선인장 삶을 어르고 달래며 여섯 간이역을 지나왔다 지나온 간이역엔 사연도 많아 때론 뒤숭숭한 역에 머물며 삶과 티격태격하다 가시에 찔리기도 했지만 푸른 이파리 헹가래 치는 즐거운 날도 많았다 저만큼 떨어진 객차에서 곡소리 애끊던 날도 있었고 밤하늘엔 새 별이 나오기도 별똥별이 흐르기도 했다 어느덧 열차는 '청포도 알알이 익어가는' 마을에 들어섰는데 그녀의 선인장은 가시가 무성하니 언제쯤 고운 꽃을 피우려는지… 2014.07.01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