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절실함이 헛꿈을 잉태하다

라포엠(bluenamok) 2016. 4. 16. 01:09



        절실함이 헛꿈을 잉태하다 나목 임현숙 미루고 벼르던 치과 검진 진료대에서 치아 사진을 보니 언젠가 보았던 늙은 개가 떠오른다 하품하는 사이 드러나던 누렇게 금 가고 마모된 이빨들 그 사이로 고이던 찐득한 침 수십 년 동안 깨물고 씹었던 욕망의 결과는 무참했다 상앗빛 젊은 날이 녹아내리고 벚꽃처럼 흘리던 웃음이 짓이겨졌다 우두둑하면 와르르할 것 같은 석회석 사이에서 금니가 등댓불을 밝힌다 진료비 예상 명세서를 받아든 발걸음이 취한 듯 복권 판매소를 두리번거린다 그 흔한 행운권 하나 당첨되지 않는 손으로 난생처음 헛꿈을 샀다. 2016.04.12.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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