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바다 한 접시(여)

유월의 언덕/노천명

라포엠(bluenamok) 2019. 5. 30. 04:27


      유월의 언덕/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 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 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하지 않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