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속에 피어나는 봄
안개비/임현숙
뽀얀 안갯속에 숨어있는 봄
하얗게 서리를 이고 있는 지붕에서
아침 햇살에 손사래를 치는 겨울이
발 비벼가며 눈물 흘린다
어제보다 어둠이 걷힌 아침이
하얀 고깔 쓴 산을 아름답게 조명하고
겨울비에 지친 사철나무가
봄 햇살로 세수하며 옹알이를 하면
전깃줄에 조르르 해바라기하던 텃새들이
대꾸하느라 재잘재잘 수선스러운 봄날
앙증한 연두색 입술의 새순이
나목 가지를 간지럼 태우는지
하늘 가득 화사한 웃음 소리에
막 깨어난 땅도 움트는 씨앗이 간지럽혀
살갗이 터지게 웃는다
온통 방실방실 웃고있는 봄 풍경에
바람 든 나도 덩달아 근질근질
봄은 웃음을 가득 안고 내게로 왔다.
Mar.6,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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