戀書 임현숙 갈잎 비처럼 내리는 날에는 노란 은행잎을 닮은 한 통의 편지가 그립습니다 추억의 서랍에서 잠자던 편지를 깨워봅니다 달달한 속삭임이 허기를 달래주고 해 묵은 장처럼 감칠맛 나는 구절구절이 무거운 하루에 날개를 달아줍니다 오늘은 나도 누군가의 외로움을 물들이는 연서를 쓰고 싶습니다 가을 나무의 마지막 잎새처럼 추억에 매달려 보아도 별빛 아롱이던 밤을 잊었나 봅니다 그저, 가을이라서 더욱 그리운 그대에게 막연하게 이름만 불러놓고 차마, 물들이지 못한 편지를 접고 접어 앙가슴에 숨겨둡니다 가을이라서… -림(201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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