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텃밭 이야기
안개비/임현숙
파란 하늘이 쏟아내는 금빛 햇살에
비에 젖어 시름하던 쑥갗 꽃 방실거리고
나무 담을 타고 오르는 호박잎
솜털 같은 가시를 세워 텃밭을 호령하는
친구네 조그마한 텃밭에 여름이 여물고 있다
위험한 씨앗을 잉태하고도 위풍당당이
창안을 기웃거리는 요염한 양귀비꽃
한약재 거름을 먹고 자라 감초향이 나는 곱슬이 상추
웃자라 제멋대로 흐드러진 부추가 누워있는 곁
작은 숲을 이룬 참나물의 향긋함에 군침이 고이고
텃 밭 사이를 오가며 베고 자르느라
주근깨 밭 친구 얼굴이 잘 익은 홍도같다
먼 이국땅에 살아도
작은 텃밭에서 행복을 키우는 친구가 있고
고향의 밥상을 맛볼 수 있는 여름이 좋다
저녁 노을 잠든 밤 총총한 별빛 아래
참나물 숲에서 일렁이는 바람 소리 들으러
친구네 작은 텃밭으로 가보자.
July 05,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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