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여름날 / 김사인

라포엠(bluenamok) 2015. 1. 17. 04:56

여름날 / 김사인

 

 

 

 

풀들이 시드렁거드렁 자랍니다
제 오래비 시누 올케에다
시어미 당숙 조카 생질 두루 어우러져
여름 한낮 한가합니다
봉숭아 채송화 분꽃에 양아욱
산나리 고추가 핍니다
언니 아우 함께 핍니다
암탉은 고질고질한
병아리 두엇 데리고
동네 한 바퀴 의젓합니다
나도 삐약거리는 내 새끼 하나하고
그 속에 앉아
어쩌다 비 개인 여름 한나절
시드렁거드렁 그것들 봅니다
긴 듯도 해서 긴 듯도 해서 눈이 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