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으로 가서 꽃이여 / 김사인
이마에 손을 얹고 꽃이여
이마에 여윈 손 얹고 꽃이여
어둡게 흘러가는 강가로 가자
어린 자갈들은 추위에 입술 파랗고
늙은 여뀌떼 거친 종아리
강으로 가서 우리는
강으로 가서
다만 강물을 보자
하늘엔 찬 별도 총총하리
시든 풀의 굽은 등엔 서리가 희리
취한 듯 슬픔인 듯 강으로 가서
다만 묵묵히 강물을 보자
이마에 손 얹고 꽃이여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 (창작과비평, 200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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