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어서 할머니가 되고프다

라포엠(bluenamok) 2016. 7. 15. 22:55



      어서 할머니가 되고프다 임 현 숙 우윳빛 몰티즈 새끼 두 마리가 식구가 되었다 아직 똥오줌 못 가리는 철부지어서 온 가족이 유모처럼 시간을 쪼갠다 시간표대로 먹이를 주고 밖에서 용변을 누이고 안아주고 놀아주고 씻기고… 여느 사람보다 호강하니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은 참말이다 이쁘다고 쓰다듬으면 순하디순한 까만 눈동자에 응석이 꼬물꼬물 재롱둥이 아가처럼 심심한 집안에 웃음꽃을 피운다 만지기도 싫어하던 강아지를 손주마냥 부벼대며 기도한다 어서 할머니가 되고프다. 2016.07.08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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