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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어둠의 스토킹

라포엠(bluenamok) 2024. 2. 9. 03:43

 

어둠의 스토킹

 

임현숙

 

 

 

불면의 밤 위로 짙은 어둠이 내린다

잠들지 못한 채 어둠을 응시하는 오감

어둠은 새까만 망토를 두르고 큰 입으로 

잠들지 못하는 한 영혼을 데려가려 한다
피하면 피할수록 집요하게 따라오는 검은 입술
물러가기를 애원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 어둠의 스토킹

불을 켜자 창문 밖으로 몸을 숨기는 어둠을
가자미 눈초리로 노려보다
불 끄고 눈감기를 열 번을 더해보아도

더 놀자 더 놀자

지치지 않는 뇌세포들

어둠의 칙칙한 입맞춤을 거부하지 못해
알약 하나를 삼키고 눈을 감으면
깊이 모를 어둠의 목구멍으로 빨려 들어간다

숨소리는 쇳소리를 내고

발끝까지 어둠 보에 싸여 시체가 되어간다

컹컹 옆집 개 짖는 소리

변기 물 내리는 소리

기상 알람 소리

아침이 오는데 ···

 

 

-림(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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