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사랑하는 일이란/ 전숙

라포엠(bluenamok) 2013. 5. 29. 16:07

 

 

 

 

 

 

 

 

사랑하는 일이란/  전숙


창가의 애기별꽃이 별천지가 되었다
나를 보게 하려고 꽃의 얼굴을 돌려놓았다
웬걸,
이내 양지뜸으로 돌아서는 마음에
나는 혼자 화끈거린다

누군가를 외곬으로 바라본다는 것
멈출 수 없다는 것
그것, 불에 덴 듯 얼마나 아린 일인지

하여도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사랑을 바라보는
너의 눈물까지 내 안에 들이는 일

그러나 그것 또한
가시에 찔린 듯 얼마나 아린 일인지

그러므로 사랑하는 일이란
언제나
가슴 복판에 매운 강물 한 줄기 흘려보내는 일

그래서

앓다가 앓다가
송진이 굳듯이 매운 가슴이 굳으면
진흙수렁 같은 상처에서 연꽃 한 송이 피어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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