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일이란/ 전숙
창가의 애기별꽃이 별천지가 되었다
나를 보게 하려고 꽃의 얼굴을 돌려놓았다
웬걸,
이내 양지뜸으로 돌아서는 마음에
나는 혼자 화끈거린다
누군가를 외곬으로 바라본다는 것
멈출 수 없다는 것
그것, 불에 덴 듯 얼마나 아린 일인지
하여도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사랑을 바라보는
너의 눈물까지 내 안에 들이는 일
그러나 그것 또한
가시에 찔린 듯 얼마나 아린 일인지
그러므로 사랑하는 일이란
언제나
가슴 복판에 매운 강물 한 줄기 흘려보내는 일
그래서
앓다가 앓다가
송진이 굳듯이 매운 가슴이 굳으면
진흙수렁 같은 상처에서 연꽃 한 송이 피어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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