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빨래 널기 좋은 날 임 현 숙 햇살이 찰랑한 강물도 마셔버릴 듯한 날 마당에 빨래를 내건다 건조기를 탈출한 빨래가 덩실덩실 지옥 불의 혀보다 간지럽고 뒤엉켜 도는 아궁이보다 상냥하다고 천국이란다 스멀스멀 핥던 곰팡이 햇살 한방에 타버리고 실오라기 일제히 만세 부른다 빨래를 널다 넌지시 내 마음도 꺼내어 하늘 가까이 펼쳐 넌다 2014.06.14 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