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그대에게 임 현 숙 어느덧, 푸른 슬픔의 봄이 지나 꽃 빛 번지는 시절입니다 물기 마를 날 없어 손등에 파랗게 길이 생겨도 내 이름 불러 준 그대 있으매 불거진 길따라 미소가 흐릅니다 짧은 하루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져 눈을 감지 않아도 꿈을 꿉니다 호랑나비 노란 들꽃 찾아 두근거리는 곳으로 지긋이 이끌려 가기도 노을이 사랑처럼 내리는 바닷가에서 발갛게 그을리기도 합니다 저녁이면 들려주는 이야기가 반찬보다 맛깔스러워 젓가락이 허둥거리고 빗줄기가 창을 두드리는 밤에도 내 사랑 가로등이 지키고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당신 마음 도려낼지라도 미주알고주알 칭얼대는 건 그만큼 당신밖엔 내 아픔 알아줄 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그리움의 더듬이가 하늘 장벽을 기어오릅니다 멀리 있어도 숨결 쨍쨍한 그리운 사람이여, 구름과 구름 사이, 바람이 간섭하지 못하는 곳으로 한달음에 오십시오. 2014.06.18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