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부를 수만 있어도 좋은 그 이름

라포엠(bluenamok) 2013. 12. 8. 01:12

 

부를 수만 있어도 좋은 그 이름 

임현숙 

 

은행잎 책갈피에 소중히 담던 소녀 시절에 

교회 오빠 기타 줄 튕기며 노래 부르면 

단풍잎처럼 붉어 설렜지 

그냥 이름을 부르고 싶었던 오빠 

비가 오면 한 우산 아래 소곤거리고 

눈 내리면 두 손 호호 불어줄 

사랑이라는 이름 

뉘엿뉘엿 저무는 길목에서 

피붙이 오빠들 하늘나라 보내고 

하냥 그리워하네 

부를 수만 있어도 좋은 그 이름 

울 오빠 

 

2013.12.07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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