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같은 친구 임현숙 우리가 언제부터 친구였을까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기억 아스라이 머리에 희끗희끗 눈발 날리는 나이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안부를 묻네 국경 너머 3시간만 달려가면 부둥켜안고 토닥일 수 있건만 뒤웅박 신고 걷는 나날이라 몇 글자 주고받는 게 고작이구나 네가 아파할 때 보듬어 주지도 못했는데 내 작은 시름을 따사로이 안아주니 마치 봄비 내린 뜨락처럼 싱싱하단다 고마운 친구야 나도 너처럼 겨울 같은 삶에 초록 꿈을 깨우는 봄비가 되고 싶구나 어느 날 네 우물에 물이 마르거든 날 부르렴 수정 같은 단물을 부어줄 게. 2013.03.27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