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모란

라포엠(bluenamok) 2024. 9. 7. 02:09

모란

 

임 현 숙

 

 

내 마음속 스란치마

어찌 알고 자락 자락

펴놓았을까

 

열 길 내 속엔

스란치마 끌며 몸종 거느리는

공주가 숨어 살지

 

스란치마 폭에서 졸고 있는

저 반반한 햇살 좀 봐

 

시샘하듯 달려오는

바람의 버선 콧날

치맛자락 들치고 냉큼 달아나네

 

공주의 숨비소리

개미 병정들 바람을 쫓고

졸던 햇살 날아가며

여울지는 초록 윤슬

 

동화가 살아나는 뜨락에

황실의 유월이

조곤조곤 피고 있네.

 

-림(20240531)

 

https://youtu.be/rA7bjHMoUCA

 

'나목의 글밭 > 시2·다시 부르는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날  (0) 2024.09.17
쓸쓸  (0) 2024.09.11
주름살  (0) 2024.09.03
골목길 가로등  (0) 2024.08.27
고수머리의 설움  (0) 20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