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임 현 숙
내 마음속 스란치마
어찌 알고 자락 자락
펴놓았을까
열 길 내 속엔
스란치마 끌며 몸종 거느리는
공주가 숨어 살지
스란치마 폭에서 졸고 있는
저 반반한 햇살 좀 봐
시샘하듯 달려오는
바람의 버선 콧날
치맛자락 들치고 냉큼 달아나네
공주의 숨비소리
개미 병정들 바람을 쫓고
졸던 햇살 날아가며
여울지는 초록 윤슬
동화가 살아나는 뜨락에
황실의 유월이
조곤조곤 피고 있네.
-림(2024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