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집을 나가는 봄
임 현 숙
봄이 와 마음이 자꾸 집을 나가네
어느 시집 갈피에서 그리움을 줍더니
눈만 뜨면 헝클어진 머리로 집을 나서네
한쪽엔 끈 풀린 운동화
한쪽엔 구멍 난 구두를 신고
바람을 쫓아 설렁이다
자정이 되어서야 집을 찾아오네
건너편 창문에 불이 켜진 걸 보니
그 집 마음이 아직 안 들어온 모양이야
작년 봄에 나가 빈집도 있데
마음에 빗장을 지르고
달빛, 별빛이 놀러 오도록
아주 조그만 창문 하나 달아내야겠어
2012.03.20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