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박언숙
그대 숨소리가 지척에서 들렸어요
내 발길은 그 얼마나 바빴는지
아직 길은 하염없이 남았다 그랬나요
분명 길은 그대에게 가는 길인데
나 꽃 핀 자리가 약속한 그 자리 맞는지요
혼자 걷는 길이 외롭고 아득하니
속히 뒤따라 나서라는 당부도 들렸어요
어디쯤에서 소리쳐 불러도 봤네요
그대 숨소리는 지척에서 들리고 있는데요
평생 못 지킬 우리 약속
파도가 바위 무릎배고 눈 감을 날 염원하듯
그대 푸른 잎에 기대어 꽃 한 번 피워 봤으면
나 그대에게 가는 길 아직도 못 찾아
붉은 울음 무더기무더기 세워둡니다
젖은 눈물자리에서 오도가도 못 합니다.
*박언숙
경남 합천 생.
2005년 애지 등단. 대구문협회원
(구)등단문 특별회원. 문예감성 특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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