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골목길

라포엠(bluenamok) 2010. 7. 21. 09:58

  



        골목길 나목 임현숙 내 어릴 적 골목길은 해가 둥둥 떠오르면 놀이터였지 이 골목 저 골목 뛰어다니며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까르르 깔깔거리다가 저물녘에서야 마음이 한 뼘 자라 집으로 가곤 했지 어린 발자국 사라진 골목 안에 밥 익는 냄새 가장을 반기고 뿌연 외등 긴 그림자는 헤어지기 아쉬운 연인들 진한 입맞춤 스을쩍 눈감아 주기도 했지 어둠이 짙어지면 맛깔스레 울리는 구수한 소리 메~밀~~묵, 찹~쌀~~떡~~~ 부르지 않아도 찾아오는 야식 배달이 있었지 세월이 하 흐른 지금 골목마다 넘치던 정겨움 대신 거만한 자동차가 줄 서 있으니 오랜 그 골목길 풍경 삼삼하여라.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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