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이상 이상례
소유를 벗어버린 겨울 들녘
묵시록 처럼 우뚝 선 겨울 나무
고운 햇살에 몸을 씻는다
누구든 한 번은 저무는 법
존재는 의미이고 이름이 따름이라는
믿었던 것들은 바람 따라 황홀히 흩어진 뒤에도
가슴에 진한 향내를 낸다
가을은 슬프지만, 겨울은 눈부시다고
그리움이 쏟아질 때마다
처음 본 별하나가 엷은 구름 속으로
견딜 수 없는 이별도 남은 상처도
모두 벗어라 한다
아직도 못다 부른 이름
가지 끝에 맺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