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에 베이다
임현숙
하늘도 땅도 물바다
댓살 같은 겨울비
어느 휠체어 바퀴에 처덕거리다가
내 무릎에 와 가시로 박힌다
기울은 세월의 미운 짓
가슴 저며오는 한기
언제였던가 겨울비가 마음 데우던 시절
우산 안에서 더 가까워지던 우리
비보라 칠수록 더운 김 오르고
첨벙거리며 달려도 짱짱하던 무르팍이여
그날처럼 우산을 펴 들었지만
빗방울 둥근 칼날 가슴에 붉은 길을 낸다
빗소리는 미안하다 하고
성난 무릎
따스한 기억에 기대어
구들목 찾아 터덜거리는데
건널목이 십 리 길인 듯
푸른 신호 깜박깜박
빗줄기 쫓아오며 신들린 칼춤을 추어대고.
-림(20241215)
https://www.youtube.com/watch?v=t6FjZUKG54M
'나목의 글밭 > 시2·다시 부르는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런 날에는 (1) | 2025.01.17 |
---|---|
새해를 맞으며 (0) | 2025.01.07 |
새날의 일기 (0) | 2025.01.02 |
겨울비여, 나는 (0) | 2024.12.27 |
겨울비, 그 따스함에 대하여 (0) | 2024.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