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가슴에 묻는다는 건

라포엠(bluenamok) 2012. 3. 10. 14:02

 

      가슴에 묻는다는 건 임 현 숙 가슴에 묻는다는 건 잊는다는 얘기인 줄 알았다 군복 벗은 지 한 달 저승사자가 친구들을 앞세워 찾아와 태종대 바위에 세웠다 밤바다에 일렁이던 파도 여드름 자국 진 청춘을 수장시켜 잠수부가 이틀을 뒤져 건져 올린 시신 흔들리는 배 안에서 늙은 어미 퉁퉁 불은 아들 얼굴 볼 비비며 기함했다 엄지손가락 치켜들던 자식 그렇게 보내고 그 후론 한숨 반 눈물 반인 큰 시누이 근 이십 년이 되어도 지우지 못하고 되새김질하는 어미 가슴에 묻는다는 건 죽어도 잊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림(201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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